번역하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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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하는 사람

2014년 6월 첫 책 『생각하는 냉장고 뉴스 읽는 장난감)』이 출간되면서 나는 공식적으로 역서를 낸 역자가 되었다. 그리고 그 해 11월 두 번째, 세 번재 책 『멀티 디바이스 UX 디자인』, 『(사용자를) 생각하게 하지 마!』가 나오자 스스로를 번역하는 사람이라고 불러도 어색하지 않다고 느끼게 되었다.

2015년에는 신랑과 함께 공역한 책 두 권 『누구나 쉽게 배우는 자바스크립트』,『소프트 스킬』이 나왔고 2016년에는 이제 곧 출간될 『콘솔 워즈』를 번역하느라 1년이 흘렀다.

조금 재미있는 일이라면 지금은 추억의 이름이 된 국민학교 5학년생이었던 나의 생활기록부 장래희망란에는 아마 ‘번역문학가’가 적혀있을 거라는 거다. 자세한 연유는 기억나지 않지만 외국 작가들이 쓴 책을 우리말로 옮기는 사람이 있다는 걸 어디선가 듣고 아주 멋있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변변한 오락거리가 없던 당시 세상에 책만큼 재미있는 게 없다고 느끼던 국민학생다운 동경이었다.

물론 그 후에 꿈은 여러 번 바뀌었다. 졸업 후 회사에 다닌 시간이 번역을 한 시간보다 (아직은) 길기에 꿈을 찾다가 이 일을 하게 되었다고는 볼 수 없다. 이 기억조차 첫 번째 책이 나온 후에야 떠올렸으니 긴말할 것 없이 우연의 일치다. 어쨌든 어쩌다 보니 번역하는 사람이 되었고 지금은 나름 꽤 재미와 보람을 느끼고 있으니 이 정도면 꽤 괜찮은 우연인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