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 스킬

Published on by 길벗 | Books
소프트 스킬

요즘 한창 사업가로, 요리 연구가로, 방송인으로 주가를 올리고 있는 백종원 씨가 예전에 TV에서 음식 장사가 성공하려면 ‘맛이 30%, 나머지가 70%‘라는 말을 한 적이 있다. 마침 부모님이 식당을 한 경험도 있던 터라 많이 공감했던 기억이 있다. 아마 맛은 있는데 손님이 많지 않은 식당이나 손님은 많은데 그리 맛이 뛰어나지 않은 식당을 경험한 적이 있을 것이다.

비단 식당만 그런 것은 아니다. 개발자 세계에도 비슷한 원칙이 적용된다. 많은 개발자가 처음 사회생활을 시작할 때 개발자 세계는 실력만 갖추면 될 것이라는 착각을 한다. 물론 나도 예외는 아니었다. 많은 시행착오를 겪은 지금에 이르러서는 실력의 비중이 생각보다 크지 않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여전히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는 생각하지만, 실력만 좇다 보면 더 큰 부분을 놓칠 수 있다는 뜻이다.

이 책의 저자는 그 큰 부분을 가리켜 ‘소프트 스킬(soft skills)‘이라 했다. 소프트 스킬은 핵심 업무 능력을 의미하는 하드 스킬(hard skills)과 대조되는, 대인 관계, 언어, 습관, 커뮤니케이션, 리더십과 같은 기술을 의미한다. 개발자들에게는 대체로 생소하거나 어려운 분야이다. 아마도 주변을 둘러보면 프로그래밍 실력은 뛰어나지만, 소프트 스킬이 부족해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는 동료나 지인 한둘쯤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처음 이 책을 번역하겠다고 선뜻 나선 이유도 많은 개발자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컸다. 번역을 마치고 몇 번을 더 검토한 지금은 생각이 많아졌다. 고민하고 있던 부분은 고민하던 부분대로, 그렇지 않은 부분은 또 그렇지 않은 부분대로 나를 돌아보고 점검하는 계기가 되었기 때문이다. 특히 마케팅 부분은 이미 실천하고 있던 내용이 많아 꽤 공감할 수 있었으며 생산성 부분은 관련 프로그램을 설치해 볼 정도로 관심이 생겼으며 건강과 재무 부분에 이르러서는 평소에도 부족하다고 생각하고 있던 터라 조금은 반성하는 마음으로 읽었다.

어떤 이는 흔한 자기 계발서 중 하나로 볼 수도 있고, 어떤 이는 미국과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그다지 유용하지 않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책의 내용을 그대로 따르지 않더라도 저자가 책을 통해 던져주는 화두는 생각해 볼 만하다. 어쩌면 아마존 온라인 서점에서 별 다섯 개의 평점을 주었던 많은 리뷰어들처럼 저자의 생각에 깊이 공감할지도 모르는 일이다.

가능하면 원서에 담긴 내용을 담백하게 전하면서도 저자의 의도나 위트를 그대로 보존하기 위해 나름대로 꽤 노력했다. 그만큼 이 책이 한 명이라도 많은 개발자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 김태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