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자를 생각하게 하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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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를 생각하게 하지 마!

웹 사이트를 사용하다가 ‘왜 이렇게 불편하게 만들었을까?’ 하는 생각을 누구나 한 번쯤은 해보았을 것입니다. 특히 관련 분야에 종사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더 강도 높은 비난을 하기도 합니다. 웹 업계에 종사하는 분이 주변에 많아 호기심에 질문했다가 ‘사용성’과 ‘접근성’에 대한 강의 아닌 강의를 들은 적도 있습니다. 대체 사용성이 뭐기에.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이 책의 키워드는 사용성입니다. 사용하기 좋은 제품을 만들려면 사용자에 대해 잘 알아야 하고, 사용자에 대해 잘 알려면 사용자를 직접 관찰해보는 것보다 더 나은 방법은 없다는 것이 이 책의 골자입니다.

저자는 독자가 스스로 사용성 평가를 해볼 방법을 알려줄 뿐 아니라 자신이 직접 진행한 평가에서 발견한 사용자의 특성이나 자주 마주친 문제에 대한 해결책, 그리고 이를 구현하는 과정에서 발생할만한 정치적인 문제, 윤리적인 문제를 해결할 방법까지 세심하게 알려주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웹이나 모바일 제품 제작과 관련 있는 일을 하는 분이라면 이 책에서 직접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 책이 사용성 개선 방법을 알려주는 데 그친다면 그 어떤 분야보다도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IT 분야에서 15년간 스테디셀러의 자리를 유지하기는 어려웠을 것입니다.

원서의 부제인 ‘A Common Sense Approach to Web and Mobile Usability (웹과 모바일 사용성에 상식적으로 접근하는 방법)’에서 짐작할 수 있듯 저자는 책 전반에 걸쳐 상식을 강조합니다. 사용자가 실제 웹을 사용하는 방식을 깨닫게 된 과정이나 그를 통해 도출한 세 가지 사용성 원칙은 모두 저자가 자신이 하는 일을 상식이라는 렌즈로 오랜 시간 찬찬히 들여다본 덕택에 얻은 답이었습니다.

이 책을 단순히 사용성 개선 도구로만 쓴다 해도 상관없습니다. 그것만으로도 이 책을 읽는 데 들인 비용이나 시간을 충분히 보상하고도 남을 만한 가치가 있을 겁니다. 하지만 이 책의 행간 곳곳에는 ‘상식’, ‘신뢰’ 등 사용자의 삶을 폭넓게 아우르는 다양한 키워드가 숨어 있습니다. 저자가 본인의 경험을 통해 스스로 이러한 원칙을 깨우쳤듯 여러분도 본인의 업무에서 여러분 스스로 원칙이라 이름 붙일 가치가 있는 새로운 발견을 해나가는 데 이 책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길 기대해봅니다.

본문에는 미국 문화에 바탕을 둔 사례와 유머가 심심치 않게 등장합니다. 온갖 노력을 했음에도 정확한 의미를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은 결국 저자에게 물어보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몇 번의 메일이 오가는 동안 매우 성의 있게 답변하는 저자의 태도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좋은 책을 써주었을 뿐 아니라 한국의 독자를 위해 분명히 실없다고 느껴질 법한 역자의 질문에 배경과 의미를 정성스레 설명해준 저자, 스티브 크룩에게 감사의 뜻을 전합니다.

또 좋은 책을 번역할 기회를 주시고 번역이 진행되는 동안 하나부터 열까지 꼼꼼히 챙겨주신 인사이트 출판사에 고마운 마음을 전합니다. 늘 따뜻한 사랑을 아낌없이 베풀어주시는 양가 부모님과 가족들에게도 늘 감사한 마음입니다. 마지막으로 친구, 멘토, 남편까지 1인 다역을 담당하는 든든한 지원군 태곤 씨에게도 지면을 빌어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